책 읽자

세상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나를 여행하는 법, 니체와 함께 산책을 (시라토리 하루히코 저, 김윤경 옮김)

자몽대디 2024. 12. 15. 09:17

 

 

1. 리뷰에 앞서,

한동안 사람들이 많이 읽었던 '마흔에 읽는 니체'라는 책이 있다. 나 역시 한 번은 읽어보려 하고 있는 중인데, 인기가 많은 도서라 빌리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처음부터 어려운 철학책을 바로 읽는 건가 하는 부담도 있었다. 그러던 중, 서고에서 '니체와 함께 산책을'이라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 책은 상대적으로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철학자 7명의 명상법 및 관조, 명상, 초월이 그들에게 어떠한 의미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 서술하였다.

 

사실 명상이라고 한다면, 꽤나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일상생활에 여유가 없는 이들에게는 배부른 소리처럼 들릴 수 있다.

 

나 역시 맨 처음 이 책을 읽으면서 위와 같은 생각이 들었고, 책을 잘못 골랐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일단 읽기 시작한 책이니만큼 내가 의미 있다고 느낀 부분과 느낀 바를 적어보고자 한다.

 

 

 

2. 세상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나를 여행하는 법

 

에리히 프롬

- 현대인은 모든 일을 '처리'하는 데 쫓기며 하루하루를 소비한다. 현대사회가 생산과 소비 시스템의 효율적인 구조와 속도만을 좇기 때문이다.

- 일할 때도 오직 결과와 대가를 얻는 데만 매달린다.

- 인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상대의 직함이나 소속만으로 상대를 다 안다고 여기고 상대가 정말로 어떤 사람인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타인에게 진정으로 공감하지 못한다.

- 모든 일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한다. 마음을 놓을 짬도 없고 느긋하게 자신만의 시간에 젖어들지도 못한다. 평온하게 지내는 시간이 매우 적다.

- 어떤 일에도 집중하지 못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무료함이 자아를 덮친다.

-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명상으로 집중력을 길러야 한다. 집중력이 강해지면 '각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의 규칙은 인생의 규칙이 아니다.

- 기업에서 일하다 보면 상사들은 결과가 중요하다는 사고방식을 주입시킨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익 증대가 곧 결과를 의미하지만, 개인의 삶에서도 그게 전부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사고방식이 개인의 의식을 잠식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퇴직 후에도 회사의 지위나 직함을 가진 양 행동하고, 서비스 종사자들을 거만한 태도로 대하면서 갑질을 일삼는 사람들이다.

- 사회는 실제로 존재하는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그 지역의 정치나 풍토가 중심축이 되어 인공적으로 생성된 관념에 지나지 않는다. (중략) 이렇듯 추상적일 수 밖에 없는 사회가 강요하는 질서와 윤리가 무조건 정당하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고,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에 가장 어울린다거나 인간적이라는 보장도 없다.

 

 

인생은 처리하는 것이 아니다.

-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을 것. 이미 가진 것과 세상에서 얻은 것을 전부 떨쳐낼 것. 이 두 가지가 '생각하지 않는 상태'의 기본이다.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관조와 명상의 기본자세이다.

- 우리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이나 상대방을 두고 '그건 이러이러한 일일 것이다'라든가 '이 사람도 분명 예전의 그런 사람들과 다름없을 걸'하며 선입견에 사로잡혀 함부로 판단한다.

- 이러한 편견은 매일의 삶을 비슷비슷하게, 예상대로 순조롭게 만드는 일종의 합리화 기능을 갖고 있다. 동시에 자기 인생의 매 순간을 평소처럼 '처리할 일들의 연속'으로 인식하게 한다. 

- 이런 사람은 아무것도 '체험'하지 못한다. 그저 삶을 처리할 뿐이다. 쉬운 요령만 신속하게 찾으려 하고, 인간관계에서도 공식이나 취급설명서를 찾는다. 

- 자신을 고스란히 상대에게 전하고, 상대 또한 자신을 내주며 상호 교류할 때를 오직 '체험'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우리는 더럽혀진 안경을 닦아야 한다. 그래야만 인생에서 진정한 체험이 시작된다.

 

 

고독명상이 주는 변화

- 일일시호일은 '날마다 변화가 있더라도 하루하루가 멋진 나날이다' 혹은 '어떤 날이든 그대로 긍정하고 매일 충실하면 만족을 느끼게 된다'라는 의미다. 이 변화가 자신에게 일어나면 틀림없이 현실적인 '구원'이 된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에도 일희일비의 감정 기복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 더불어 끊임없이 무언가를 걱정하는 나쁜 습관도 사라진다. 걱정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특히 자신이 나쁘나도 판단한 일을 최대한 부풀려 상상하고, 마치 그 일이 일어난 듯이 허둥대며 자신의 감정을 거친 파도처럼 흔들어대는 일이다.

- 고독은 이러한 깨우침을 수없이 가져다준다. (중략) 지금까지 나를 괴롭히던 번민과 고뇌가 다른 무엇도 아닌 자 자신의 태도와 사고방식에서 비롯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 편견없이, 마치 재미있는 놀이를 하는 것처럼 살면 됩니다. (중략) 누군가는 노을을 보며 오늘 하루를 후회하고 내일을 걱정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같은 풍경을 보며 그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기쁨과 환희를 느낍니다. 어떤 삶이 더 행복할까요? 앞서 살펴본 일곱 명의 사상가들이 그랬던 것처럼, 명상을 통해 우리의 시야를 가리고 있는 편견을 없애고 우리 앞에 주어진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3. 현대인들은 억지로 시간을 내어 자신을 정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름대로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책이나, 유튜브, 미디어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꽤나 명상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명상이 정말 큰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 매일매일을 '처리'하는 데에도 급급했기에 명상을 하는 시간마저도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명상이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게 해주는 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고 나서, 명상을 해보려 했지만 사실 그것이 쉽지는 않았다.

 

출퇴근 시간에는 지하철에서 사람들에게 부대끼기에 쉽지가 않고, 회사에서는 돈을 받고 있는 입장이기에 오해받을만한 행동을 할 수가 없으며, 집에 와서는 육아 때문에 나 자신만의 시간이 거의 존재하지가 않는다.

그렇기에, 책을 읽고 나서도 제대로 된 명상을 시도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낀 바는 있다.

명상이 삶에서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 명상을 통해 하루하루 자신을 정화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하루를 보내면서 수시로 자신을 되돌아보고 정화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요즘 나는 정말 하루하루를 '처리'하는 데에만 신경 쓰고 있다. 처리라는 표현도 아깝다. 그냥 하루하루 쳐내기 바쁘다. 그러다 보니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제대로 하고는 있는 건지에 대한 생각이 문득문득 들곤 했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방식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제대로 사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일상이 바쁘고 정신없더라도 마음만이라도 여유를 갖도록 해야 한다.

 

이제부터는 하루 중 10분씩이라도 억지로 시간을 내어, 조용한 곳에서 스스로 마음을 정화하고 아무 생각도 아무 걱정도 없는 상태에서 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삶을 '체험'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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