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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이 불안할 때, 에리히 프롬 (박찬국 저)

자몽대디 2024. 11. 24.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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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이 불안할 때, 에리히 프롬 (박찬국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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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뷰에 앞서,

내가 인생을 오래 산 것은 아니지만, 30대 중반이 되니 조금씩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에 대한 생각이 든다.

돈 같은 물질적인 풍요를 추구한다고 하더라도, 죽기 전까지 30평대 아파트가 60억 하는 강남 아파트 1채를 못 살 거 같고, 치열한 노력 끝에 강남에 아파트 1채를 산다고 하더라도 그를 위해 보낸 시간이 값진 시간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것 같다.

아무튼 요즘은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 여러 가지를 읽는데 그러다 우연히 '에리히 프롬'이라는 철학가를 알게 되었다.

 

에리히 프롬의 저서가 무기력하거나 불안한 삶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지침서가 될 수도 있다는 글을 보고 마음이 끌려, 언젠가 한 번은 에리히 프롬의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도서관 철학 서고에서 에리히 프롬의 생각을 어렵지 않게 풀어쓴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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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참을 수 없이 불안할 때

 

이 책은 에리히 프롬의 생애와 가치관을 서술하고,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작가가 서술한다.

오늘 블로그에서는 내가 이 책을 읽고 다시 기억하고 싶은 부분을 서술하고 내가 느낀 바를 적어보려 한다.

 

"프롬은 인간은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다른 인간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형성해나가며, 이러한 관계가 인간의 인격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인간은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수단으로써 다른 인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다른 인간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비로소 자기 자신이 되고 완전한 인격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인간들을 필요로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관계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열매를 맺는 꽃은 없듯 인간관계로부터 오는 스트레스와 고충을 통해 자신의 부족함과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깨우치고 완전한 인격으로 성장할 수 있다.

 

"프롬은 네 살 혹은 다섯 살의 아이도 자기 나름대로 주체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중략) 부모나 외부의 영향에 압도당하지 않기 위해 자신은 무엇을 했는지 물어보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왜 내가 현재의 내가 되었는가?'가 아니라 '나는 누구인가?'라고 묻는 것이며,  '어떻게 다른 식으로 행동할 수 있는가?' 그리고 '자기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서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것이다."

 

나 역시 그렇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자신의 처한 환경에 불만족하기 마련이다. 집안에 돈이 많았다면, 내가 받는 월급이 더 많았다면 등등.. 프롬은 각 개인은 환경을 탓하기보다는 하나의 주체로서 주어진 환경을 인정하고 적응한 뒤 자신을 구원하기 위한 행동을 할 것을 이야기한다. 주어진 것을 비관하기만 하는 태도보다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삶의 태도가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프롬은 우리가 고독감을 극복하면서 참된 결합과 합일을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다. 참된 사랑은 첫째로, 사랑하는 자의 생명과 성장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보살핌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관심과 보살핌에는 사랑의 두번째 요소인 '책임'이 포함되어 있다. 책임은 다른 인간의 잘잘못을 함께 책임지려는 것이다. 사랑은 맹세나 감정만으로는 부족하며 보살피고 함께 책임을 지는 행동으로 입증되어야 한다. 사랑의 세 번째 요소는 '존경'이다. 상대에 대한 존경심을 결여할 경우, 상대방에 대해서 책임지려는 태도는 상대방을 지배하고 소유하는 태도로 타락하기 쉽다. 존경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독특한 개성을 통찰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중략) 그것은 상대방의 왜곡된 심성과 그 원인까지 통찰하고 상대방이 그 왜곡된 심성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인간 관계 속의 경쟁과 갈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고독감과 불안감은 역설적으로 타인과의 '사랑'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사랑하는 자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보살핌, 그에 따른 책임감, 그리고 존경이 참된 사랑이라고 프롬은 이야기한다.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까지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대상에 대한 보살핌은 자신의 시간이든 에너지든 어떠한 것이든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한 희생이 필요하다. 그리고 보살핌에 따른 책임은 자신이 가진 것의 희생을 넘어, 자신을 사랑하는 대상과 동일시할 수 있어야 책임을 질 수 있다. 더 나아가, 존경은 사랑하는 대상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것을 넘어 사랑하는 대상 그 자체로서의 주체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가능하다.

 

프롬은 이 3가지를 갖춘 사랑만이 우리가 가진 고독감과 불안감을 해소시켜 줄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사회질서에는 고정된 지위가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각 개인의 운명이 안정된 지위와 신분이 아닌 각자의 능력과 노력에 달려 있게 되면서, 모든 지위와 부는 일시적이고 불안정한 것이 되었다. 근면과 능률이 최고의 도덕적인 가치로 여겨졌으며, (중략) 이와 함께 불안이 사람들의 삶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사람들은 고독하고 불안한 존재가 되었고, 이러한 불안에서 탈피하기 위해 물질적인 성공에 집착하게 되었다."

 

매일 아침 지하철에 빽빽히 타서 출근하는 사람들, 끊임없는 전화로 목이 쉬어갈 때까지 일하는 사람들, 가족과의 저녁시간까지 포기하면서 야근을 하는 사람들...

현대사회의 직장인들이 각자 추구하는 가치는 다를지 언정 그를 이루기 위한 수단인 물질적인 성공을 쟁취하고자,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것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그들은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며 불안감을 해소한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을 보고 프롬과 니체는 아래와 같이 이야기한다.

 

"프롬과 마찬가지로 니체도 금욕주의는 삶에 대한 불쾌하고 괴로운 느낌을 극복하기 위한 병적인 방식이라고 본다. (중략) 기계적인 근면한 노동에 엄격한 규칙성, 꼼꼼하면서도 생각 없는 복종, 철저하게 짜인 시간과 같은 것이 수반될 때, 그것은 삶에 느끼는 불쾌감과 불안을 완화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된다. (중략) 오늘날 많은 사람이 가정보다도 일, 자신의 행복보다도 일의 성취를 중시하는 일 중독증에 빠져있다."

 

"금욕주의는 삶에 대한 불쾌하고 괴로운 느낌을 극복하기 위한 병적인 방식"

병적인 금욕주의와 근면이 그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은 아니었을 것이다. 다만 그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에 대한 집착이 목적과 수단을 주객전도시킨 것이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은 어디까지나 수단일 뿐, 삶이 그 수단에 매몰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만일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을 사랑이라고 여긴다면, 그는 전혀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중략) 그의 이타주의 이면에는 다른 사람에 대한 미묘하지만 매우 강렬한 증오와 적대감이 숨어있다. (중략) 다시 말해서 자신이 어떻게 하면 행복하고 성숙할 수 있는지 알면서 스스로 행복하고 성숙한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성숙하게 할 수 있다."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은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 없다. 자신에 대한 사랑을 통해 자신이 느끼는 행복감과 삶의 성숙함을 알게 되어야, 타인을 사랑하는 방법도 알게 되는 것이다.

 

"마조히즘은 자기 외부의 강력한 힘에 복종함으로써 혼자서는 견딜 수 없는 고독감과 무력감 그리고 허무감을 극복하려는 시도다.(중략) 마조히스트는 자신보다 강력한 힘의 일부가 되는 방식으로 자신을 확대함으로써 하나의 독립적인 개인으로서는 가질 수 없던 힘을 얻게 된다. (중략) 즉 자신의 운명에 대해서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일에서 해방되는 동시에 삶의 의미에 대한 회의에서도 해방된다. 그러나 마조히스트는 이러한 심리적 안정감과 삶의 확고한 의미를 얻는 대가로 자기 자신을 비하하고 괴롭혀야 한다.
자아를 마조히즘적 속박에 내맡김으로써 자신의 개성과 주체성을 망각하는 방식으로 안정감을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중략) 그가 자신과 동일시하는 권력과 그 자신은 결코 하나가 될 수 없으며, 양자 사이에는 근본적인 대립이 존재한다. (중략) 이 때문에 마조히스트는 자신이 복종하는 힘에 대해서 적개심을 갖는다. 이러한 사실은 마조히스트가 믿고 있던 권위가 약점을 드러내게 되면, 그 권위에 대한 사랑과 존경이 곧바로 경멸과 증오로 변하게 된다는 데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우리는 때로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자신의 학교, 직장, 종교, 정치인, 아이돌, 사랑하는 사람 또는 무언가에 자신의 삶을 투영시키려 한다. 그리고 그 대상에 자신을 동기화하여, 자신의 주체성과 독립성을 잃어버리는 것을 선택한다. 하지만 이러한 삶의 방식은 자신이 동기화 한 대상에 대한 불신이나 균열이 생기는 순간, 자신의 삶까지도 무너져 내려버릴 수 있는 잘못된 방식일 뿐이다.  

 

"프롬은 참된 자아와 자유를 구현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삶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로, 소유욕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략) 둘째로, 모든 생명을 사랑하고 존중한다. 정교한 기계와 상품 그리고 권력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는다. 셋째로, 과거에 대한 회한이나 미래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에' 완전히 존재한다. (중략) 넷째로, 자기 이외의 어떠한 인간이나 사물도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독립적인 인간이 된다. 다섯째로, 다른 사람을 속이지 않으면서, 또한 다른 사람으로부터 속지도 않는다. 천진하다고는 할 수 있지만 단순하다고는 할 수 없는 인간이 된다. 여섯째로, 이러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수양을 한다. 그러나 꼭 목표에 도달하겠다는 야심은 없다. (중략)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느냐하는 것은 운명에 맡기고 성장하는 삶의 과정에서 행복을 찾아낸다.

 

참된 자아와 자유를 구현하기 위해 프롬이 제시하는 삶의 자세를 모두 실천하며 사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내가 받아들여야 할 삶의 자세를 다시 한번 머릿속에 각인시키려 한다.

 

"소유욕에서 벗어나야 한다."

 

"과거에 대한 회한이나 미래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에' 완전히 존재한다."

 

"자기 이외의 어떠한 인간이나 사물도 내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지 못한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수양을 하되, 야심보다는 수양을 통해 성장하는 삶의 과정에서 행복을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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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하나의 인간으로서 성장하여, 진정한 사랑을 줄 수 있는 인간이 되자

 

이 책을 읽고 내가 느끼는 불안감의 원인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가족이 원하는 바를 다 하며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이를 위해서는 물질적인 수단인 돈이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의 현 상황은 가족들이 원하는 바를 다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을 벌고 있으며, 돈을 더 벌고자 내가 가진 시간과 에너지를 더 투자하자니, 온전한 컨디션으로 가족과 시간을 더 보내고 싶다는 내 삶의 목적과 멀어지게 된다.

 

그래도 물질적인 수단에 욕심을 더 내보고자, 삶의 목적과 많이 멀어지지 않는 범위에서 나 자신을 더 밀어붙여 보니, 프롬이 말하는 마조히즘과 금욕주의가 섞인 삶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유욕에서 벗어나야 한다."

 

소유욕의 대상을 물질적인 돈에만 생각할 것이 아니다.

가족을 사랑하지만 가족에 대한 지나친 책임감은 가족에 대한 소유욕과 별반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 개개인의 주체성과 독립성을 존중해야 한다.

각자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수양하며 성장하는 과정에서, 나는 조력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내 삶을 더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내 자신이 행복해지는 방법을 깨닫고, 자아와 삶이 성숙해져 가족에게 진정한 사랑을 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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