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부터 멘탈이 터졌다. ㅎ...
퇴근하고 집에 오니, 문득 이상민씨의 밈이 생각났다.
"힘들 때 웃는 자가 일류다."
내가 일류는 아닐지언정, 집에 와서도 계속 힘들어하면 우울해지기만 할 뿐이다.
이럴 때일수록 아내가 알려준 감사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심으로 웃을 수는 없겠지만, 오늘 같은 날일수록 감사일기를 통해 긍정억텐을 끌어올려야겠다.
지금 이 순간, 감사하고 싶은 일은?
1. 출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책 한 권을 읽으며 출근했는데, 꽤나 내용이 재밌어서 출근길이 재밌었다.
- 최근에 재밌게 본 영화인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감독이자 각본을 맡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소설인 '걸어도 걸어도'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일본 소설이지만 소설 속 분위기가 한국 사회와 많이 닮아있어 꽤 재미있게 읽고 있다. 책을 읽으며 출근을 하니 사무실에 앉기 직전까지의 시간은 정말 좋았다.
2. 하루종일 정신없이 바빴는데, 한편으론 내가 어느 정도라도 쓸모 있는 놈이라는 방증이 아닐까?
- 출근하고 나서 퇴근할 때까지 정말 바빴다. 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다른 업무가 밀려들어오고, 기존에 마무리 짓지 못한 업무를 어떻게든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데 생각하는 와중에 또 앞으로 해야 할 업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질문이 쏟아지고.. 모든 일은 다 데드라인이 정해져 있는데 내 역량에 다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까지 생기고.. 갑자기 집안일까지 터져 내가 해결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 솔직히 퇴근할 때까지 모든 일을 처리하진 못했다. 대충 얼기설기 봉합시켜 놓고 나왔다. 회사일도 중요한데, 회사는 어디까지나 내 인생의 수단이지 목적이 아닌 바, 정말 내일 바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 아닌 이상 가족과의 시간을 뺏기기 싫었기 때문이다.
- 대충 처리하고 집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없던 하루의 여파 때문인지 집에 와서도 멘탈이 나간 상태로 정신이 멍했다. 그런데, 자몽이를 씻기면서 생각해 보니, 내가 그렇게 바빴다는 건 어느 정도 사회에서 쓸모 있는 놈이라는 방증이 아닐까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3. 밥맛이 없어서 점심을 적게 먹었는데, 본의 아니게 건강에 좋다는 소식(小食)을 실천했다!
-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걱정과, 밀린 일들을 언제 처리할 지에 대한 걱정 그리고 정신없이 쳐낸 일들을 제대로 하긴 한 걸까 하는 걱정이 겹치다 보니 점심 때는 밥맛도 없었다. 한 두 젓가락 먹고 먹지 않았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때 억지로라도 먹었으면, 분명 체했을 것 같다. 그리고 과식보다는 소식이 건강에 좋다고 하지 않은가. 또 점심에 소식을 한 덕분에, 저녁에 아내가 차려준 밥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4. 기력이 달려, 오랜만에 초콜릿을 먹었는데 맛있었다.
- 단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퇴근하고 집에 오니 정말 모든 기가 빨려나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 나를 보고 아내가 드림카카오 72% 한 주먹을 입에 욱여넣어주었다. 카카오 72%가 일반 초콜릿보다는 쓴 편이겠지만, 오랜만에 초콜릿을 먹어서 그런지 꽤 맛있었고, 기력이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오랜 만에 몸에 몹쓸 짓을 한다는 생각에 알게 모르게 쾌감이 느껴졌다.
이렇게 감사일기라도 쓰고보니,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마음이 올라온다.
긍정억텐을 올리는 데에 감사일기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마음 한 편으로는 내일은 감사일기를 안 써도 되는 하루가 되기를 바라지만,
내일도 오늘과 같이 멘탈 털리는 하루라면 내일도 감사일기를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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