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모렌지 넥타도르
용량: 700ml
도수: 46%
구입처: 도쿄 가부키초의 어느 리커샵
구입 당시 가격: 8~9만원 대
내가 글렌모렌지 넥타도르를 산 것은 올해 초 였다.
당시 나는 아내와 도쿄를 여행 가기로 계획했었는데, 그때만 하더라도 아직 위스키 붐이 있던 때여서 한국에서 비싼 위스키를 일본에 가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입하고자 마음먹었었다.
당시에는 엔저까지 겹쳐 100엔당 900원대 아래까지 내려간 상황이었기에, 일본에 갈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나만 한 것이 아니었고, 아니나 다를까 도쿄 내 웬만한 리쿼샵들은 이미 한국인들이 위스키를 휩쓸고 간 상태였다.
얼마나 한국인들이 많이 다녀갔는지, 리커샵 직원도 한국인들이 많이 위스키를 사갔다고 말할 정도였다.
도쿄에 가기 전 수많은 유튜브들을 보며 사고자 마음먹었던 위스키들은 이미 재고가 없는 상태였고, 남아있는 것들은 내 예산을 초과하거나 한국에서의 가격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들 뿐이었다.
신주쿠의 리커샵들과 빅카메라까지 돌며, 내가 끌리는 위스키를 찾으려 했으나 결국 제대로 찾지 못하고 하루를 보냈다.
한국에 돌아가기 전 날이 되자, 돌아가는 날 공항 면세점에서 남들 다 사는 위스키를 살 것이냐 아니면 지금 한 번 더 리커샵을 들러서 구매를 할 것이냐 고민을 했다.
결국 아내와 함께 가부키초의 한 리커샵을 들렀고, 황금색의 외관을 가진 '글렌모렌지 넥타도르'를 마주했다.
이 녀석으로 선택을 할지 고민을 하던 나에게 아내는 색도 그렇고 모양도 예쁘니까, 이 녀석으로 고르라고 했다.
평소 '뭐든 외관보다는 속됨됨이가 중요하지!'라고 말하던 나였는데, 왠지 모르게 나도 글렌모렌지 넥타도르의 외관에 끌려 구매하게 되었다.
글렌모렌지 증류소는 길쭉한 구리 증류기를 통해 스피릿을 뽑아내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를 형상화한 듯 위스키 병의 목도 길쭉하니 세련되었다.
도쿄에서 녀석을 구매할 때는 맛이 어떨지 아무 생각도 못하고 구매했는데, 한국에 와서 위스키 박스를 찬찬히 읽어보니 내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문구들이 있었다.
"이 위스키 스피릿은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긴 증류기로 증류했으며, 부드럽고 프루티한 향을 위해 버번 캐스크에서 숙성시켰고, 소테른 와인 캐스크에서 피니시를 했다."
"레몬타르트, 바닐라 콩, 오렌지 제스트 그리고 코코넛의 향이 나며, 부드러운 질감이 넛맥, 구워진 아몬드가 들어있는 따뜻한 진저브레드의 맛으로 이끈다."
위스키 박스에 적힌 위 문구들을 보자니, 그 맛이 너무 궁금했다.
글렌모렌지 넥타도르 테이스팅 노트
색: 밝은 황금빛
향: 알콜부즈, 레몬빵, 바닐라, 캐러멜, 꿀, 견과, 꽃냄새
맛: 가볍고 부드러운 질감, 달큰하면서도 은은한 말린 과일의 맛 속의 스파이스
피니시: 길게 여운이 남는 바닐라
1차 시음
뚜껑을 따고 처음은 굉장히 알콜부즈가 강하다고 느꼈다.
한 잔 따르고 15분 정도 지났을까, 바닐라 향과 캐러멜 향이 진동했다.
첫 맛은 부드럽지만 알콜의 향이 아직 강했고, 그 속에 은은한 단맛과 끝에는 스파이스함이 있었다.
2차 시음
그 후 며칠이 지나고, 다시 맛본 글렌모렌지 넥타도르
알콜부즈는 예전보다 강하지 않았고, 이제는 꿀과 견과류 냄새가 난다.
어느 정도 시간을 놔두고 물을 한 두 방울 떨어뜨리니 꽃향기가 난다.
맛은 예전보다 더 부드러워졌으며, 어렴풋이 말린 과일의 맛이 난다.
그리고 입에는 바닐라와 캐러멜 맛은 은은하게 남아있다.
3차 시음
또다시 몇 주가 흐르고, 다시 맛본 글렌모렌지 넥타도르
한 잔 따르니, 이제는 레몬타르트 향이 난다.
정말 갓 구워진 갈색 빵 위에 설탕을 바르고 레몬을 올린 듯한 레몬타르트의 향이 오묘하게 난다.
맛은 46도라는 도수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 질감을 가졌으나, 그 속에 살짝의 알콜부즈와 끝에 스파이스가 그 존재를 드러낸다.
하지만 포근하면서 달큰한 바닐라와 캐러멜 맛이 혀에 남아있다.
그리고 n차 시음
이제는 그 부드러운 목 넘김, 상큼 포근한 레몬타르트와 달큰한 바닐라 향을 맡기 위해 이 녀석을 찾는다.
개인적으로 데일리 위스키보다는 가끔씩 기분내고 싶을 때 예쁜 병과 박스를 보며, 향긋 포근한 향을 느끼며 마시는 걸 추천한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년 11월 18일의 감사일기 $ (2) | 2024.11.18 |
---|---|
주민등록등본 및 등기사항증명서(등기부등본) 발급하기 (0) | 2024.11.14 |
힘들 때 웃는 자가 1류다. 멘탈 터진 2024년 11월 11일에 쓰는 감사일기 ㅎ (0) | 2024.11.11 |
[서울 서초구] 더 리버사이드 호텔 콘서트홀 결혼식 방문 (10) | 2024.11.09 |
2024년 11월 8일의 감사 일기 :) (2) | 2024.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