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위스키] 꾸덕한 셰리 속에 느껴지는 초콜릿과 커피, 글렌알라키 12년 시음후기

자몽대디 2024. 12. 2. 21:18

얼마 전, 앞으로 닥칠 미래를 버티고자 글렌알라키 12년 1병을 질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어찌저찌 바쁜 일을 마무리하고 후속작업을 하는 단계이다.

 

정확히는 지난 주 목요일에 중요한 일을 끝내고, 금요일날도 후속 작업을 진행하였다.

금요일 퇴근 후, 아기까지 씻기고 나니 드디어 긴장이 좀 풀리면서 지난주에 사두었던 글렌알라키 12년이 생각났다.

 

글렌알라키 시리지는 술집에서도 못 먹어보았기에, 더욱 기대가 되었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글렌알라키 시리즈를 오픈런을 해야 겨우 구할 정도로 구하기 힘들었는데, 확실히 불황은 불황인지 상대적으로 쉽게 구매하였다.

 

각설하고, 글렌알라키 12년은 처음 접하는 위스키이기에 나름 정보를 적어보고자 한다.

 

1. Glen Allachie

- 글렌은 골짜기, 알라키는 바위라는 뜻의 게일어

 

2. 나무위키 상의 개요

-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Speyside)의 아벨라워에 위치한 증류소이다. 1967년 설립되어, 블렌디드 위스키의 원액을 공급하는 증류소였으나, 2017년 전설적인 마스터 디스틸러 빌리 워커에게 인수돼 현재의 싱글 몰트를 전문으로 하는 증류소가 되었다. 현재 글렌알라키 증류소는 1970년대부터 쌓아온 방대하고 수준 높은 숙성 원액들과, 빌리워커의 감각이 합쳐져 마니아들에게 찬사를 듣고 있으며, 15년, 10년 CS 제품이 특히 유명하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 싱글 몰트 유행과 함께 '최고의 라이징 증류소'중 하나라는 칭찬을 듣기도 한다.

- 빌리 워커가 글렌알라키 증류소를 인수하기 전에는 글렌알라키는 블렌디드 위스키에 들어가는 원액만을 생산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글렌알라키와 일하던 빌리 워커가 글렌알라키 증류소에 1970년대부터 쌓아온 많은 양의 고숙성 위스키를 알게 되었고, 글렌알라키의 모든 자산과 상표권을 인수하여 독자적인 싱글몰트 브랜드를 출시하게 된 것이다.

 

3. 빌리 워커는 누구인가?

내가 갖고 있는 책 '초보 드링커를 위한 위스키 안내서'에 기재된 내용을 빌리자면, 빌리 워커는 현재 가장 눈길을 끄는 마스터 디스틸러 또는 위스키 생산자 중 하나이다. 그는 벤리악, 글렌드록낙 등의 증류소를 인수해 크게 성공시킨 경험이 있으며, 2017년에는 무명의 증류소인 글렌알라키 증류소를 인수해 엄청난 성공을 거둔 인물이다.

 

4. 글렌알라키 12년 후기

 

글렌알라키 12년

용량: 700ml

도수: 46%

구입처: 홈플러스 강서점

구입 당시 가격: 99,000원

구형 디자인
신형 글렌알라키 12년

 

- 디자인

병의 모양만 빼고 글자라던지 박스 디자인이 변경되었다. 나는 신형 디자인으로 구매하였는데, 구형 디자인이 좀 더 동글동글하여 귀여운 맛이 있는데 반해, 신형 디자인은 세련되고 글자의 가독성이 더 좋아진 듯하다

(2024년 2월부로 디자인이 리뉴얼되었다고 한다.)

 

글렌알라키 12년

- 색깔

셰리 캐스크로 유명하다는 말처럼 12년 숙성임에도 색깔이 꼭 캐러멜 색소를 넣은 것 처럼 붉은 갈색빛이 돈다.

병에 써있는 것처럼 색소를 넣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색깔이 진하다.

 

 

잔에 따라서 한번 흔들어보니 살짝 레그가 생긴다.

잔에 따른 색깔은 글렌드로낙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사진을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더 진해보이기도 하는 것 같다.

 

글렌알라키 12년 테이스팅 노트

색: 황금색보다는 어둡고 짙으며, 살짝 검붉은 기가 도는 갈색

향: 개인적으로 맥켈란에서 느껴지는 것보다는 무거운 셰리향, 달달한 꿀향, 빈 잔에서 느껴지는 볶은 견과 또는 원두류의 향

맛: 살짝 오일리한 느낌의 질감, 끈덕한 말린 건포도, 스파이스가 있으나 강하지 않은 편

피니시: 은은하고 희미하게 느껴지는 초콜릿

 

마셔보니, 왜 이 위스키가 유명했는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글렌알라키 시리즈 중 15년이 유명해 많이 산다고들 하는데, 12년도 체급에 비해 매우 뛰어난 느낌이다.

 

글렌드로낙 12년도 너무나 좋아하지만, 글렌드로낙 12년에서 느껴지지 않는 볶은 견과 또는 원두류의 향이 난다. 볶은 카카오의 향이라고 해야 될 까 이 향을 커피 향이라고 해야 할까 모르겠지만, 뭔가 고소한 향이 난다.

그리고 당연히 셰리 위스키로 유명한 글렌알라키이니 만큼 풍부한 셰리 향이 난다.

 

마셨을 때는 여태 마셨던 위스키들보다 살짝 오일리한 질감이 느껴진다.

논칠필터 위스키의 매력이 이런 것인 것 같다. 어쩌면 느끼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 느낌이지만, 이런 질감이 초콜릿과 커피 맛을 나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상쾌하고 깔끔한 느낌보다는 살짝 입 안을 감싸고 남는 여운이 짙은 느낌이다.

사과나 배 같은 종류의 과일을 먹은 이후의 느낌은 아니고, 과육은 있지만 말려서 꾸덕해진 건포도가 입맛에서 그 존재를 오래 남기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먹고 난 이후의 빈 잔에서의 향을 맡아보니, 카카오? 원두? 어떠한 종류의 견과? 의 향이 은은하게 나는 점이 좋았다. 이 향을 사람들이 초콜릿 또는 커피 향이라고 느끼는 건가 싶었다.

 

한 동안 셰리 위스키를 안먹었는데, 셰리향이 풍부해서 좋았고,

여태껏 먹은 셰리 위스키와 다르게 초콜릿과 커피와 비슷한 향이 나는 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류의 위스키라고 느껴졌다.

 

셰리도 느끼고 싶고 커피, 초콜릿도 느끼고 싶을 때에는 글렌알라키 12년을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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